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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첫날 증시가 조정을 받은 가운데 향후 영향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매수로 대응할 것을 권했다. 헬스케어 등 일부 업종에 대한 경계감은 필요하지만, 과거 공매도 재개 사례를 봤을 때 현재의 코스피 수준은 이미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설명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4일 "증시 조정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공매도 재개'"라면서도 "(공매도가 금지됐던) 2009년과 2011년의 대외 악재에 버금가는 원인이 부재한 지금, 증시는 이미 바닥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KB증권에 따르면 2009년 공매도 재개 8영업일 전에 고점이 형성됐다.
고점 이후 낙폭은 최대 마이너스(-)5%였다. 공매도 재개 이후 다시 조정이 나왔을 때도 증시 조정 폭은 공매도 재개 8영업일 전의 고점과 비교해 -5%를 넘어서지 않았다. 현 상황에서 -5% 조정을 가정하면 3060포인트다.
마찬가지로 2011년 역시 공매도 재개 9영업일 전 고점이 형성됐다. 이 또한 얼마 전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과 유사한 모습이다. 공매도 재개 전 형성된 고점을 기준으로 그 이후의 낙폭을 계산해보면 낙폭은 최대 -6%였다. 현 상황에서 -6% 조정을 가정하면 지수는 3030포인트 수준이다.
하인환 연구원은 "2009년과 2011년의 특징에 주목해보면 현재는 과거 수준의 악재(이탈리아·그리스 재정위기, 영국 신용등급 하향, 북한 핵실험 등)는 발견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고점 대비 -5%, -6%까지 하락할 이유는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코스피 고점 대비 낙폭은 -2.9%이며, 이미 바닥에 근접해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3100포인트 초반부터는 매수 대응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 역시 공매도의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당일 코스피200, 코스닥150의 일간 수익률은 각각 마이너스(-)0.5%, -3.1%를 기록했다"면서 "코스피는 공매도가 허용된 코스피200보다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점에서 국내 대형주에 미친 공매도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코스닥150은 코스닥 지수보다 낙폭이 컸다는 점에서 공매도 영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다고 봤다.
공매도 재개 이벤트가 대형주 지수 방향성에 미칠 영향력은 향후에도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공매도 금지 전 공매도 거래대금은 코스피 기준 1조원 내외를 기록했는데 3일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은 33조6000억원으로 공매도 대금을 소화해내기에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노 연구원은 "대외 변수 약화 시 외국인 투자자의 현물 유입 가능성도 상존한다"면서 "반도체, 2차전지 등 국내 IT 업종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 속도가 감속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며 국내 기업이익 추정치 상향, 대외 경기 개선세, 수출 호조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 주식시장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닥 등 중소형주의 경우 공매도 금지 기간 중 현물 가격 고평가 폭이 컸고, 헬스케어 등 고(高)멀티플 종목들의 비중 높다는 점에서 대형주 대비 상대수익률 약화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코스피 내에서도 멀티플 상승폭이 컸던 헬스케어 등 일부 업종에 대한 경계감을 가져가야 한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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