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 하버드 MBA 강연록... "4가지 IQ를 키우세요"

  • 2018.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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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양만금 화백
▲ /삽화=양만금 화백



[전광우·손현덕 통쾌한 경제-62]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HBS)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이나 스탠퍼드대 비즈니스스쿨과 함께 세계 톱3 경영대학으로 꼽힙니다. 수많은 월스트리트 리더들은 물론, 국제적 주요 기업 경영자들과 정관계 고위 인사들을 배출하면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사관학교로 불리기도 하지요. 특히 MBA(경영학석사) 프로그램은 지명도나 동창 네트워크 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HBS 출범 100주년 기념으로 수년 전 출간되었던 '하버드 MBA의 비밀'에 따르면 하버드 MBA는 '전 세계 금융 엘리트의 조합원 증서'라고 부를 정도로 금융이나 컨설팅 분야에서 더욱 막강한 영향력을 가집니다.

하버드 HBS와의 제 개인적 인연은 오래전 최고경영자 과정을 거쳤던 것, 그리고 6년 전 '외부 특강 시리즈(Distinguished Speakers Series)'에 초청돼 MBA 학생들과 교수들에게 강연을 했던 일로 맺어졌습니다. 최근 다녀온 홍콩에서 우연히 만난 세계적 사모펀드의 한 임원이 그 당시 제 강연을 듣고 질문도 했었다는 얘기를 들려주면서 새삼 그때 일을 떠올리게 되었는데요. 당시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 '미래 리더십이 갖춰야 할 필수 소양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었지요. 제 답은 '적어도 세 가지 IQ를 키우라'는 것이었는데 오늘 칼럼은 이 에피소드를 여러분들과 나누려 합니다.

우선, Intelligence(지식) Quotient(지수)입니다. 통상 IQ 하면 '지능지수'를 일컫지만 여기선 지식, 식견, 정보력을 의미합니다. '지능'은 타고나는 측면이 강하지만 '지식'은 키워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지금은 특정 분야에 관한 전문지식뿐만 아니라 여러 연관 분야에 대한 이해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융합시대를 맞은 오늘날의 경영은 인문학이나 첨단과학 등 폭넓은 소양을 요구하기 때문이지요. 다보스포럼(WEF)이나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과 같은 국제적 콘퍼런스에서 다양한 주제를 커버하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습니다.

다음으로, Insight(통찰력) Quotient(지수). 요즘 젊은이들은 '검색만 하고 사색을 안 하는 게 문제'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지식은 스마트폰 검색으로 쌓을 수 있더라도 지혜, 통찰력과 글로벌 마인드는 한 차원 높은 노력을 요구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뛰어난 인사이트는 미래비전의 드라이버 역할을 합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다"라는 얘기가 있지요. 지도자의 상상력(Imagination)을 강조하는 것으로 실현 가능성이 큰 비전은 미래에 대한 통찰력으로부터 나옵니다.

셋째는 Integrity(품격) Quotient(지수). 미국의 모든 지폐나 동전에 꼭 들어가 있는 표현이 하나 있습니다. 'In God We Trust'라는 구절인데 하나님을 믿는다는 종교적 함의와 함께 '신뢰가 금융경제 시스템의 기본'이라는 뜻으로 유추되기도 합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신뢰성, 도덕성, 성실성을 수반해야 한다는 거죠. 과거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 금융계 사고와 부조리가 과도한 탐욕과 부족한 윤리의식의 합작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은 깊이 반성할 일이고요. 나아가 품격의 '품(品)자는 입구(口)자가 세 개'라는 말처럼, 품위 있는 언행은 올바른 리더의 자질이기도 합니다. 굳이 '미투' 사태를 언급하지 않더라도요.

끝으로 Innovation(창의력) Quotient(지수). 실제 HBS 강연에서는 앞서 설명한 세 가지 IQ만 언급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한 가지 더해서 4개의 IQ를 키우라고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인데요. 4차 산업혁명의 패러다임 변혁기에 창의성과 독창성은 꼭 필요한 리더의 소양이기 때문입니다. '창조적 파괴'도 불사하는 과감한 혁신적 리더십은 새로운 경제 환경이 요구하는 필수 덕목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 말씀 드린 새 시대의 리더십 조건은 하버드 MBA 학생들에게만 적용되는 얘기는 물론 아닙니다. 어느 학교에 계시든지 어떤 분야에서 활동하시든지 어떤 위치에 있으시든지 모두에게 조금이라도 유익한 메시지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특히 한국 사회의 미래 주역이 되실 젊은 여러분들께 더욱 그렇습니다.

입력 : 2018.03.23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국민연금 이사장]